- 이 유 -
상고이유를 본다.
1.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하여는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므로(저작권법 제2조 제1호) 그 요건으로서 창작성이 요구되나, 여기서 말하는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어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여 피해자 이동기가 저술한 「세탁학기술개론」을 기존의 한국세탁업협회에서 발행한 교재들 및 서울대 김성연, 이순원 교수의 공동저작인 「피복관리학」 등과 비교하여 보면, 부분적으로는 동일, 유사한 표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전체적인 구성이나 표현형식에 있어서는 위에 나온 기존의 다른 책자들과 뚜렷이 구별할 수 있다 할 것이어서 그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세탁학기술개론」이 저작권법 소정의 저작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없다(가사 이동기의 저작이 원저작물과의 관계에서 이것을 토대로 하였다는 의미에서의 종속성을 인정할 수 있어 소위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원저작자에 대한 관계에서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은 별 문제로 하고 저작권법상 2차적 저작물로서 보호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그 판시 소위를 저작물에 관한 권리를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저작권법 위반죄로 처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저작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또, 기록에 의하여 관계 증거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저작한 「국민 의생활에 따른 의복관리와 세탁기술」이라는 책자가 학교나 학원 등에서의 교육을 위하여저작된 것으로서 저작권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교과용도서이거나 피고인이 같은 조 제2항에 규정된 교육기관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 판단에도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 위배나 이유 불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김석수 주 심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돈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 1999. 1. 20. 판결, 96나45391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재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측의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제작을 위해 이상현이 쓴 1차 시놉시스는 원고의 소설 ‘텐산산맥’이 출간되기 전에 완성되었으므로 의거관계가 처음부터 성립될 여지가 없으나, 김주현 등이 그 2차 시놉시스를 완성한 뒤 방송대본을 집필하고 실제 ‘까레이스키’가 제작될 시점에는 피고측의 연출가 장수봉이 적어도 소설 ‘텐산산맥’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할 것이어서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소설 ‘텐산산맥’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여 저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또한 두 작품 모두 일제치하에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의 삶이라는 공통된 배경과 사실을 소재로 주인공들의 일제 식민지로부터 탈출, 연해주 정착, 1937년 스탈린에 의한 한인들의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라는 공통된 전개방식을 통해 제정 러시아의 붕괴, 볼셰비키 혁명(1917년), 적백내전, 소련공산정권의 수립, 스탈린의 공포정치 등 러시아의 변혁 과정에서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에 사는 한인들이 어떠한 대우를 받았고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왔는지 그 실상을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면은 있지만, 이는 공통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고 있는 데서 오는 결과일 뿐이고 양자의 실질적 동일성 내지 종속성에 관하여 살펴볼 때 소설 ‘텐산산맥’은 이야기의 구성이 단조롭고 등장인물의 발굴과 성격도 비교적 단순한 데 반하여,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등장인물의 수나 성격이 훨씬 다양하고 사건의 전개방식도 더 복잡하며 이야기의 구성이나 인물의 심리묘사 등도 보다 치밀하고, 극 전체의 완성도, 분위기 및 기법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점,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등장인물의 설정과 성격, 이야기의 구성, 사건의 전개방식 등에 있어 상규의 연해주 탈출, 항일운동, 기순과의 결혼, 시베리아 유배, 강제수용소 탈출, 남영의 공산당 여성간부로서의 활동, 상규 2세의 뒷바라지, 기철의 공산당간부로서의 활약, 기순의 고리대금업, 정신이상 등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원고의 소설 출간 이전에 작성된 이상현의 1차 시놉시스 및 방송대본과 크게 다른 점이 없는 점, ‘까레이스키’라는 드라마의 제목이나, 양 저작물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 남녀 한 쌍의 주인공이 눈 속에서 헤매는 모습, 송월선생과 성암선생, 여자 주인공의 직업과 러시아 의사와의 관계설정, 1937년 강제이주의 상황묘사, 연해주 망명과 유격대 독립운동사 등에 관하여도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거나 원고의 소설 출간 이전부터 예정된 줄거리라는 점 등 전체적으로 볼 때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원고의 소설과는 완연히 그 예술성과 창작성을 달리하는 별개의 작품이라 할 수 있고 양자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거나 종속적인 관계에 있음을 인정하기 어려워 드라마 ‘까레이스키’가 소설 ‘텐산산맥’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기록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 이유모순, 혹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변론종결 1998. 11. 11.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96. 10. 16. 판결, 95가합7674
[주 문] 1.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5. 3. 7.부터 제1심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항소취지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5. 3. 7.부터 제1심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1. 기초 사실
(2) 소설 텐산산맥은 제1권부터 제3권까지 재소 작가 조명희 시인의 삶을 바탕으로 백명회란 주인공을 등장시켜 일제시대 연해주로 탈주하고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해 간 한인들의 삶을 그리고 있고, 제4권은 작가인 원고가 러시아 한인들에 관하여 자료 수집을 위하여 돌았던 여정(旅程)을 소설의 형식으로 그리고 있으며, 제5권은 시와 화보 및 자료로 이루어져 있다.
(3) 소설 텐산산맥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백명회는 구한말 개화사상에 눈을 뜬 백참봉의 아들로서 역시 봉건세습을 비판하고 개화사상을 신봉하는 민족주의자인 송월선생으로부터 경북 의령의 한실 마을에 있는 한 서당에서 한문과 민족교육을 받는다. 명회는 이어 서울로 유학을 가서 조선총독부 사찰부장의 딸인 이혜인의 한자 개인교사로 입주하면서 혜인을 만나게 된다. 서울지구 헌병대장 요시무라의 혜인에 대한 흑심을 두려워한 혜인의 아버지에 의해 명회와 혜인은 일본 동경으로 유학을 가서 명회는 와세다 대학 문예부, 혜인은 동경여자대학 간호의학부에 입학한다. 명회와 혜인은 동경 유학생활 동안 민족지하운동을 하는 김민부 등을 알게 되고, 김민부의 주선에 의해 둘이 비밀결혼을 한다. 서울서 혜인의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는 청년에 의해 살해되자 명회와 혜인은 다시 서울로 돌아와 명회는 연극대본을 쓰면서 동우회 회원으로 활동한다. 명회가 쓴 문일의 죽음이란 연극대본이 문제가 되어 명회는 일경에 쫓기는 신세가 되자 부산에서 양춘식이란 고향사람의 도움을 받아 동해호란 선박에 잠입하여 연해주로 탈주한다. 명회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서 뒤이어 탈주한 혜인을 기다려 만나고 그 뒤 둘은 여러 고초를 겪은 끝에 니콜리예프스키 소왕령에서 먼저 탈주하였던 송월선생을 만나 명회는 고려사범학교에서 우리 글과 문학을 가르치고, 혜인은 동포 의료원에서 간호원 생활을 하면서 슬하에 2남 1녀를 둔다. 1937. 9. 정세가 급변하면서 스탈린은 연해주 한인들 전원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이주시키는 조치를 취한다. 명회는 강제이주가 시작될 무렵 일본 간첩혐의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고 중앙 시베리아로 유배되어 바이칼호 철로부설 노역에 종사하다가 사망한다. 혜인은 두 아들을 데리고 강제이주열차에 실려 카자흐 고원에 도착한 뒤 우즈베키스탄 크즐오르다에 정착하고 뒤이어 딸이 합류하였으나 죄수의 가족으로 분류되어 갖은 불이익을 당하다가 1953년 후르시쵸프의 등장과 함께 명회의 명예가 회복되면서 복권이 이루어진다.>
(2)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원래 소외 이상현(본명 이상근)이 1차 시높시스를 만들고 이에 기초하여 대본을 완성한 다음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도중에 장수봉 등 제작진에 의해 스토리가 변경되면서 신인작가인 소외 김주현(본명 김애란), 정성태, 한은실, 정진영 등이 이상현의 1차 시높시스와 일부 대본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수정한 대본에 근거하여 만들어졌는바, 소재는 소설 텐산산맥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이주한 한인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3)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윤상규는 강원도 홍천 소작농의 아들로 1917년 경성법전에 다니면서 어줍지 않은 독립운동을 하느니 실력을 키워 일본을 능가해야 한다는 사고를 갖고 고등문관시험을 준비하는 한편, 일본인이 경영하는 총포상인 마쓰이 상점의 점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장기철은 조선총독부 식산국장의 아들로 상규와 같이 경성법전에 다니는 상규의 친구이다. 성남영은 구한말 기울어진 양반 가문의 자식으로 강원도 홍천에서 소학교 선생을 하고 있는 상규의 애인이다. 상규의 선대가 대대로 소작을 부쳐먹은 홍천의 갑부 아들인 유재상이 동경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남영을 집적대고 급기야 남영과 재상의 혼담이 오가는 상황에서 상규는 고향인 홍천으로 내려가 재상과 한판 싸우다가 재상에게 오른쪽 눈 실명의 중상을 입게 하는데, 재상이 죽은 것으로만 알고 급히 경성으로 도망온 상규는 독립운동을 한다는 친구들이 습격하여 불길에 휩싸인 채 아수라장이 된 총포상을 바라보다가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총포상 여주인의 고함 소리에 놀라 서둘러 그곳을 피한다. 그 뒤 상규는 기철이 만들어 온 가짜 간도 영사관 출장증을 소지하고 두만강 국경을 넘어 간도로 간다. 국경을 넘자마자 독립운동을 하는 곽하치를 만나 간도에서 다시 러만 국경을 넘어 한인들이 모여 사는 연해주 계림촌으로 들어간다. 남영은 기철을 통해 상규가 간도를 거쳐 연해주 계림촌으로 간 사실을 알고 상규를 뒤쫓아가기로 하는데, 남영에 대해 사랑을 품은 기철이 한사코 남영을 따라 나선다. 계림촌의 상규는 하치의 객참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볼셰비키 혁명주의자인 러시아인 스쩨판으로부터 러시아어를 배우고, 한편 러만국경을 넘을 당시 상규의 도움으로 러시아인 병사로부터의 겁탈 위기를 모면한 성암선생의 손녀인 김기순과 성암선생의 일가도 계림촌에 자리잡고 이때부터 기순의 상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싹튼다. 남영과 기철은 러시아 국경도시 카산에 도착하여 연해주로 가는 길에 일본군과 독립군의 방해를 받고, 일본군과 독립군의 격전이 한창 치열한 틈을 타서 탈주하여 눈 속의 산길을 헤매다가 짜르의 학정을 피해 산속 오두막 집에 사는 러시아인 오누이 알렉세이와 엘레나에 의해 구조된다. 엘레나의 극진한 간호로 기력을 되찾은 기철을 혼자 두고 남영은 다시 연해주로 상규를 찾아 나선다. 남영이 상규를 찾아 나서는 사이 연해주 계림촌에서는 러시아인 악질 지주인 꼬발렌코에 붙어 한인들을 괴롭히는 겐나지 정이 이끄는 백군과 소작농인 한인들 사이에 일대 교전이 있었는데, 상규는 이를 기화로 계림학도대라는 빨치산을 지휘하여 백군과 일본군에 대항하여 독립운동에 가담한다. 남영이 연해주 계림촌으로 상규를 찾아왔을 때 상규는 이미 독립운동을 위해 계림촌을 떠난 후였다. 남영은 독립운동을 하는 한인들의 도움을 받아 상규가 머무는 아지트로 가던 중 적백교전 지역을 통과하다가 백군의 포로가 되고, 상규는 먼 발치에서 총성을 듣고 달려가지만 남영의 유품만을 발견한 채 남영이 총 맞아 죽은 것으로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 1921년 러시아 알렉세예프(자유시)에는 한인무장세력이 집결한다. 이곳에 상규는 대한의용군 소속 계림학도대의 대장으로, 남영은 러시아 적군 소속 아무르 군인병원의 간호원으로, 기철은 이르쿠츠크 당 간부후보양성소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코민테른의 요원으로, 기순은 상규의 처로 만삭이 되어 등장한다. 러시아가 연해주에서 일본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한인무장세력을 적군과 손을 잡은 고려혁명군 밑으로 통합하려는 움직임 속에 한인무장세력 간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오하묵이 이끄는 고려혁명군은 러시아 적군과 합세하여 박일리아가 이끄는 대한의용군 숙영지를 무참히 습격하는 이른바 자유시 참변이 발생한다. 자유시 참변에서 상규가 이끄는 계림학도대는 치명적 타격을 받고 상규는 적군의 포로가 된다. 남영은 나뒹구는 시체더미와 부상당한 병사들 틈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상규를 찾다가 산고에 허덕이는 기순을 발견한다. 기순은 남영의 도움으로 아무르 군인병원에서 딸 혜주(따냐)를 낳는다. 남영은 기순이 상규의 처임을 알게 되고 충격에 사로잡히지만 이내 곧 고려혁명군 포로수용소에서 상규를 만나 원망과 절규를 쏟아 내고 알렉세예프를 떠난다. 다시 세월이 흘러 1937년 블라디보스톡에서 상규는 10년제 조선인 사범학교의 생물교사로 근무하면서 볼셰비키 10월 혁명 기념축제를 위하여 학내 연극공연을 지도한다. 그런데 공연이 예정된 연극대본의 문제로 상규는 시당위원회 여성부장으로 부임한 남영과 재회한다. 이 무렵 연해주는 강제이주에 대한 소문이 심상치 않고 한인 지도자와 지식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선풍이 불고 있었다. 기철은 모스크바 엔까웨데(KGB 전신)로부터 연해주 한인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강제이주의 불만을 설득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연해주 쪽에 파견된다. 1937. 9. 연해주 한인들에 대한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계획이 발표되고, 상규와 기순은 자식들(혜주, 호영, 호준, 호철)을 데리고 열악한 강제이주 열차에 몸을 싣는다. 도중에 열차가 크라스노야르스크 역에 정차하자 상규는 옛 빨치산 대원을 규합하여 크라스노야르스크 엔까웨데에서 강제이주 열차의 처우문제를 항의하다가 당 명령에 대한 불복종과 일본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고 시베리아 노진스키 강제노동수용소로 유배된다. 남영도 블라디보스톡 엔까웨데 장인 블라빈나의 음모로 기철과 함께 일본 간첩혐의를 뒤집어쓸 뻔하다가 기철의 역공으로 간신히 위기를 면한 뒤 시베리아 벌목장의 상규, 중앙아시아 농장의 기순 등을 차례로 찾아보고 카자흐스탄의 알마아타 인민위원회 교육부에 근무하면서 한인들의 뒤를 보살핀다. 기순은 계림촌의 한인들과 함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도착하여 우슈토베의 벨레즈꼴호즈란 곳에 배속되지만 열악한 환경과 고려인에 대한 차별대우로 자식들과 어려운 살림을 꾸려나간다. 1941년 독소전쟁, 1950년 한국전쟁, 1953년 스탈린 사망 등 역사적 사건을 겪으면서 기순은 불법사채업을 한 혐의로 내무위원회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후 정신이상이 되어 저수지에 빠져 죽고, 모스크바의 기철은 정치적 실각을 두려워한 나머지 권총자살을 하고, 상규는 우스티크트 강제노동수용소에서 한국전쟁에 동원되기 위하여 이동중 탈출하여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지지만 우데헤족 사람에 의해 구출되어 한때 기억을 상실하고 우데헤족 마을에 살다가 남영의 끈질긴 노력으로 벨레즈꼴호즈 가족들과 상봉하게 된다. 상규는 1965년 고향이 그리운 나머지 두만강 조소국경까지 차를 타고 강건너 저만치 조선 땅을 바라보다가 남영의 품에 안겨 한 많은 생을 마감한다.>
(2) 극작가 이상현, 피고 소속의 드라마 기획자인 최종수, 연출가인 장수봉 등은 그 외에도 1992년경 2, 3회에 걸쳐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의 알마아타, 러시아의 이르쿠츠크, 카산, 사할린,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등 현지를 답사하여 현지 교포들과의 인터뷰, 교포들이 쓴 자서전 등 기록의 수집 등을 통하여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자료를 취재하였다.
(3) 위와 같이 현지 취재 및 자료수집의 과정을 거친 다음 이상현은 소설 텐산산맥이 출간되기 앞서 1992년 말경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작품개요서라 할 수 있는 1차 시높시스를 완성하고 뒤이어 1994. 2.경까지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15회분 방송대본을 집필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고 그 후로도 계속 집필하여 총 20회분 방송대본을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4) 그러나 최종수, 장수봉 등은 이상현의 방송대본이 역사적 사실에 크게 비중을 두어 지나치게 무거운 인상을 주는 등 텔레비전 드라마로서 갖추어야 할 오락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이상현의 양해를 얻어 신인작가인 김주현 등에게 1993. 12.경 이야기의 수정을 의뢰하였다.
(5) 김주현 등은 이상현이 작성한 1차 시높시스와 13회분 방송대본을 기본으로 쏘련의 한인들(고송무 지음), 재소한인이민사(김 피오트르 게르노비치 외 1인 공저) 등 피고가 제공한 자료에만 의거하여 이야기를 바꾸어 1994. 1.경 수정된 2차 시높시스를 완성하고 이에 기초하여 러시아로 현지촬영을 떠나는 1994. 6. 말경까지 수정된 방송대본을 집필, 완성하였다.
(6)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결국 김주현 등의 수정된 방송대본에 기하여 촬영현장에서의 부분적인 수정을 거쳐 제작, 방영되었는데 드라마에 사용된 방송대본은 현재 피고가 보관하지 않고 있고, 다만 피고는 드라마의 제작이 완성된 뒤 이를 토대로 보관용 방송대본(갑 제5호증)을 만들어 두었다.
(7) 드라마의 내용은 보관용 방송대본과 완전히 일치한 반면, ① 이상현의 1차 시높시스와 이상현의 방송대본, ② 김주현 등의 2차 시높시스와 김주현 등의 방송대본은 ③ 보관용 방송대본이나 드라마의 내용과 상당 부분에 있어 차이가 있고, ①보다는 ②가 ③에 가깝고 ③보다는 ②가 ①에 가까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주요 등장인물의 설정과 성격, 기본적인 이야기의 줄거리, 극의 흐름과 주제 등은 ①, ②, ③이 모두 크게 다르지 않다.
(8) 한편, 원고의 소설은 출간 직후인 1993. 7.경 조선일보, 한국경제신문, 서울신문 등 일간지에 그 출간 사실이 기사로 실린 바 있고, 원고는 소설 텐산산맥을 출간한 뒤 피고가 러시아 한인들의 삶을 소재로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1994. 3. 25. 장수봉의 사무실로 장수봉을 찾아간 일이 있는데 당시 장수봉의 책상 위에는 원고의 소설이 놓여 있었고 원고는 장수봉에게 앞으로 만들 드라마에 원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인용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장수봉이 이를 거절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제작을 위해 이상현이 쓴 1차 시높시스는 원고의 소설이 출간되기에 앞서 완성되었으므로 의거관계가 애초부터 성립될 여지가 없고 1차 시높시스에 의하여 집필된 이상현의 방송대본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거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나, 김주현 등이 2차 시높시스를 완성한 뒤 방송대본을 집필하고 실제 드라마 까레이스키가 제작될 시점에 있어서는 연출가인 장수봉이 적어도 소설 텐산산맥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로서도 원고의 소설에 대한 접근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소설 텐산산맥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여 저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2) 이 사건에서 드라마 까레이스키가 소설 텐산산맥과 사이에 과연 실질적으로 유사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 갑 제5호증, 을 제3호증, 을 제14호증의 1 내지 20의 각 기재와 제1심 및 당심 증인 이상근, 장수봉의 각 증언 및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우선 두 작품은 모두 일제치하에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의 삶이라는 공통된 시공의 배경과 사실을 소재로 주인공들의 일제 식민지로부터의 탈출, 연해주에의 정착, 1937년 스탈린에 의한 한인들의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라는 공통된 전개방식을 통해 제정 러시아의 붕괴, 볼셰비키 혁명(1917년), 적백내전, 소련공산정권의 수립, 스탈린의 공포정치 등 러시아 변혁의 과정에서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에 사는 한인들이 어떠한 대우를 받았고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왔는지 그 실상을 파헤쳐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한 러시아 한인들의 삶과 현실을 소개하여 그 이해를 돕고 아울러 한민족으로서 동포적 사랑과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려 함에 그 주제가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면이 있으나, 이는 공통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데서 오는 당연한 결과이고, 또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설 텐산산맥은 남자 주인공이 일제 식민지 하에서 문화활동에 탄압을 받고 여자 주인공과 함께 연해주로 탈주하여 한인들에게 우리 글과 문학을 가르치며 민족의식을 고취하다가 끝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가 시작되기 직전 일본 간첩혐의로 가족과 분리되어 시베리아로 유배된 뒤 생을 마감하고, 여자 주인공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어 자녀들과 함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지만 한인으로서의 끈기와 강인함을 잃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이야기의 구성이 단조롭고 등장인물의 발굴과 성격도 비교적 단순한 데 반하여,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주제와 소재, 사건의 전개방식 면에서 앞의 유사성을 제외하고는 등장인물의 수나 성격이 훨씬 다양하고, 사건의 전개방식도 훨씬 복잡하며, 이야기의 구성이나 인물의 심리묘사 등도 훨씬 치밀하고, 극 전체의 완성도, 분위기 및 기법 등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등 전체적인 개념과 느낌으로 볼 때 원고의 소설과는 완연히 그 예술성과 창작성을 달리하는 별개의 작품이라 할 수 있어 드라마 까레이스키가 소설 텐산산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거나 종속적인 관계에 있음을 인정하기는 어렵고,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설정과 성격, 이야기의 구성, 사건의 전개방식 등에 있어 기본적인 줄거리(즉, 상규의 연해주 탈출, 항일운동, 기순과의 결혼, 시베리아 유배, 강제수용소 탈출, 남영의 공산당 여성간부로서의 활동, 상규 2세의 뒷바라지, 기철의 공산당 간부로서의 활약, 기순의 고리대금업, 정신이상 등)는 원고의 소설과의 관계에서 의거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현의 1차 시높시스, 방송대본과 크게 다른 점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결국 드라마가 소설과 일부 유사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우연의 일치이거나 공통의 소재를 사용한 데서 오는 자연적 귀결이라고 할 것이므로, 드라마 까레이스키가 소설 텐산산맥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3) 나아가 원고는, 드라마 까레이스키에서는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원고의 소설을 표절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아래에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구체적 부분을 중심으로 두 작품 사이에 과연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에 관하여 차례로 살피기로 한다. 다음에서 보게 될 사실은 갑 제1호증(원고의 소설), 갑 제5호증(피고의 드라마 방송대본, 이 사건에서는 드라마 방영분 22부작에 대한 비디오 검증을 거치지는 않았으나 당원은 원고가 참고용으로 제출한 드라마 방영분 22부작에 대한 비디오테이프를 재생, 검토하여 이것이 갑 제5호증의 방송대본과 완전히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외에, 갑 제3호증의 2, 갑 제4호증의 4,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5, 을 제5호증의 1 내지 7,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14호증의 1 내지 20,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및 당심 증인 이상근, 장수봉, 제1심 증인 최종수, 김애란, 당심 증인 김준일의 각 증언과 제1심 감정인 김우종, 김준일의 각 감정결과 및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므로, 이하에서는 증거부분의 설시를 따로 하지 않기로 한다.
(나)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 소설 텐산산맥에는 백명회가 선박을 이용하여 연해주로 탈주한 직후 고국에 남게 된 이혜인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소설 제2권 36쪽), 원고는 드라마 까레이스키에도 윤상규가 연해주로 탈주한 직후 고국에 남아 있는 성남영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바, 이는 드라마가 소설을 표절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드라마 까레이스키에는 윤상규가 연해주 계림촌으로 들어가 하치의 객참에 머무는 동안 조선에 남아 있는 성남영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나오는데(3, 4부), 이는 상규가 남영의 애인이었고 남영과 고향 갑부의 아들인 유재상과 사이에 혼담이 오가는 상황에서 재상을 죽인 것으로 생각하고 연해주로 황급히 탈주한 직후 심리 상태를 그린 것으로 당시 원하지 않게 객지로 나오게 된 한 젊은 청년의 입장에서 충분히 떠올릴 수 있는 수긍이 가는 장면이고, 이상현의 방송대본에서도 이미 객참에서 남영을 그리워하는 상규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다가(4, 5부), 당시 드라마가 그리는 시대의 사정에 비추어 연해주로 탈주한 젊은 남자가 고국에 남아 있는 여자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원고의 소설을 통해서만 상상해낼 수 있는 특별한 아이디어도 아니고, 가사 드라마가 원고의 소설을 보고 이러한 장면을 설정한 것이라 하여도 이는 지극히 통속적인 소재에 불과하여 저작권의 보호범위가 여기까지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 남녀 한 쌍의 주인공이 눈 속에서 헤매는 모습 원고는, 드라마 까레이스키와 소설 텐산산맥에는 모두 남녀 한 쌍의 주인공이 눈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눈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서 서로 몸을 껴안아 추위를 극복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바, 이는 드라마가 소설에서 표절한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남녀 한 쌍의 주인공이 눈 속에서 헤매는 모습은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모두 같이 묘사되어 있어 유사한 면이 없지 아니하나, 소설(제2권 58-65쪽)에서는 남자 주인공인 백명회와 여자 주인공인 이혜인이 블라디보스톡에 상륙한 뒤 올리가로 이동하기 위하여 지나가던 트럭에 편승하여 가다가 트럭이 고장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걸어가던 중 갑자기 눈보라를 만나 눈 속을 헤매다가 다시 염려가 되어 뒤쫓아온 트럭 운전사에 의하여 구조된다는 장면이 나오고 있고, 이러한 장면설정은 극의 전개에 있어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데 반하여, 드라마(5부)에서는 성남영과 장기철이 상규를 찾아가는 길에 카산에 도착하여 독립군의 포로가 되고 일본군과 독립군의 격전이 벌어지는 사이 탈주하여 도망치다가 길을 잃고 눈 속을 헤매게 되는데, 이는 기철이 사랑을 품고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남영의 마음에 심리적 변화를 일으키게 하고, 또 산속 오두막집의 러시아인 오누이에 의해 구조됨으로써 친일파 자식으로 허무적 향락주의자였던 기철의 이후 행로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사건으로 작용하여 극중에 없어서는 안 될 장면으로 요구되어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의 동일함 외에 구체적 사건의 설정방식이나 이야기의 전개양상이 달라 실질적 유사성은 없다 할 것이고, 나아가 이러한 아이디어 또한 이상현의 방송대본에서도 남영이 부상중인 기철을 데리고 청산리 전투에서 패한 일본의 보복 공격을 피해 도주하면서 눈 쌓인 산길을 헤매는 장면으로 나오고 있는데다가(8부), 시간과 공간의 배경이 러시아의 겨울이란 공통점에 비추어 볼 때 눈 속을 헤매는 장면은 누구라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이므로,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위 장면이 소설 텐산산맥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라) 송월선생과 성암선생 원고는 또한, 소설 텐산산맥에는 송월선생이 등장하고 드라마 까레이스키에는 성암선생이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모두 구한말 선비계층으로 서구적인 개화사상을 지닌 인물로 묘사되어 있으므로, 드라마가 소설을 표절한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설에서는 송월선생, 드라마에서는 성암선생이라는 구한말 선비계층으로 서구적 개화사상을 지닌 인물이 등장하고 있으나, 소설에서의 송월선생은 주인공 백명회와 연해주 이주 전부터 관계를 맺어 소왕령 고려사범학교에서 함께 일하다가 두 사람이 같이 일본 간첩혐의로 체포되어 같은 감옥에 수감되는 등 백명회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의 삶과 사상을 형성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으나, 드라마에서의 성암선생은 소설보다는 주인공 윤상규에게 끼치는 영향이 적고 극중에서의 역할도 소설보다는 비중이 작게 다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상현의 1차 시높시스에 벌써 그 인물이 설정되어 극중에서의 기본적 역할과 성격이 특정지워져 있으며, 두 작품이 다루는 시대적 배경에 비추어 전통적 유교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서구 개화사상에 눈이 트여 계몽주의를 실천하려는 근대적 지식인으로 송월선생과 성암선생은 모두 전형적 유형의 인물인데다가, 드라마나 소설이 역사적 사건을 다루게 될 경우 등장인물의 발굴과 성격, 관계설정 등은 당시의 시대상황이나 사상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드라마에 성암선생이 등장하는 것과 소설에 송월선생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두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거나 드라마가 소설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마) 여자 주인공의 직업과 러시아 의사와의 관계설정 원고는, 소설 텐산산맥의 여주인공인 이혜인과 드라마 까레이스키의 여주인공인 성남영은 소설과 드라마 속에서 모두 간호원으로 일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이들은 러시아인 의사인 유세프(텐산산맥의 경우)와 이반(까레이스키의 경우)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는 것으로 관계가 설정되어 있으므로, 드라마가 소설을 표절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설의 이혜인과 드라마의 성남영은 한때 간호원으로 나오고 러시아인 의사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음은 사실이나, 소설에서의 이혜인은 처음부터 전문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한 여성이고 연해주로 이주한 뒤 동포 의료원에서 일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 반면에, 드라마의 성남영은 간호원과는 거리가 먼 상태에서 의사 이반에 의해 적백내전 지역에서 구조된 뒤 이반을 도와 적군병원에서 잠깐 동안 간호원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와 있고, 여주인공과 러시아인 의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소설에서는 유세프가 극중에서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이혜인과의 만남도 니콜리예프스키(소왕령)에서 함께 근무할 당시 알게 되어 가족간에도 왕래가 있었고 백명회가 비밀경찰에 잡혀간 후에는 사방에 수소문하여 혐의내용, 행방 등을 알아내고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혜인의 큰 딸 친하를 맡아 돌보는 등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반면에, 드라마에서는 이반이 백군에 쫓기는 것을 남영이 구해주고 다시 백군의 포로가 된 남영을 이반이 구출해준 것을 기화로 두 사람이 가까워져 한때는 남영이 적군병원에서 이반을 도와 간호원으로 근무하고 그 뒤에도 이반은 극중에 계속 등장하여 남영이 블라디보스톡 시당위원회 여성부장으로 부임하는 데 절대적 공헌을 하고 남영과 동거까지 하며 엔까웨데에 쫓기는 남영을 환자로 위장하여 숨겨주고 남영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장결혼신고를 제의하는 등 어려울 때마다 남영을 가까이서 도와주고 이반의 마지막 임종의 순간까지 두 사람은 연인이자 친구 사이로 묘사되어 극중에서 이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묘사되고 있다. 따라서, 소설과 드라마 모두 여주인공의 직업과 러시아인 의사와의 관계설정이 비슷하다 하여도 극의 전개, 인물의 성격과 러시아인 의사의 극에서의 비중과 역할 등에 비추어보면 드라마 나름대로의 독창성이 있어 두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더욱이 여주인공의 직업이 간호원이라는 아이디어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전쟁과 평화, 닥터 지바고 등의 작품에서와 같이 흔히 등장하는 소재인데다가, 이상현의 방송대본에서도 남영이 알렉세예프(자유시) 아무르 군인병원의 간호대장으로 잠시 나오고(8부), 이반은 자유시 참변 직후 엔까웨데 요원이 병원에 들이닥칠 때 남영을 환자로 위장하여 구해주고, 남영이 당 간부 양성소에서 훈련을 받을 때 뒷바라지를 해주며 남영과 동거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등(11부) 그 인물과 기본관계의 설정이 이미 나오고 있으므로, 드라마에서 남영이 간호원으로 그려지고 러시아인 의사 이반과 관계를 맺는다는 아이디어 또한 소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바) 1937년 강제이주의 상황묘사 원고는, 드라마 까레이스키와 소설 텐산산맥은 모두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는 한인들을 태운 열차가 눈 덮인 시베리아 벌판을 달리다가 이르쿠츠크 역에서 일시 정차하여 환자를 치료하고, 보급물자를 보충 받고, 한인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와 열악한 열차의 환경을 항의하는 장면, 역사가 없는 설원에 불시착하여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휴식을 취하는 장면, 열차가 최종 정착한 지점은 반 사막 불모지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짐승처럼 버려지고 사람들은 집시처럼 헤매고 땅굴집에서 생활한다는 장면 등이 묘사되어 있는바, 이는 드라마가 소설을 표절한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드라마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동일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은 데서 오는 당연한 결과이므로 드라마가 소설의 표현 형식을 그대로 베낀 것이 아닌 한 표절이라 할 수는 없고,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는 강제이주 열차가 1937. 9. 말경 블라디보스톡 역을 출발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예정대로 중앙아시아에 도착하려면 1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도중에 시베리아의 기후를 감안하면 눈 덮인 시베리아 벌판을 기차가 달리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고, 드라마의 이르쿠츠크 역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크라스노야르스크 역에서 상규가 옛 빨치산 대원들을 규합하여 열악한 열차환경과 비인간적인 대우에 항의하는 장면도 당시의 역사적 자료에 접하면 누구라도 쉽게 그려낼 수 있는 장면인데다가, 이러한 장면 모두 이상현의 1차 시높시스(27쪽, 28쪽)와 이상현의 방송대본(14부)에도 이미 나오고 있으므로, 드라마가 소설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또한 강제이주의 경위와 이주 뒤 열악한 자연환경과 이를 극복하는 한인들의 피눈물 나는 과정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미 방영한 한민족 러시아 유민사에서도 소개된 부분이고, 이상현의 1차 시높시스에서도 비교적 상세히 언급되어 있으며(예컨대, 30쪽의 중앙아시아 반 사막지대, 천막집, 소금땅, 32쪽의 땅굴막 살이, 1938년 봄 토질, 기후, 수질의 변화로 인한 학질의 창궐, 치르치크강 벼농사 등), 그 밖에도 쏘련의 한인들(고송무 지음)에서는 소금땅, 땅굴집, 학질 등 전염병, 거주지 제한, 까레이스키에 대한 차별, 독립운동을 하다 크즐오르다 조선극장의 수위로 전락한 홍범도 장군 등 강제이주 방법과 정착과정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고, 재소한인이민사(김 피오트르 게르노비치 외 1인 공저)에서도 이주시 고통, 추위, 눈 덮인 광야, 식량, 식수 부족, 환자문제, 용변의 고통 등 1937년 강제이주 당시의 상황과 토굴, 기후변화 관개수로 공사 등 이주 후의 정착상황 등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으므로, 드라마가 소재를 소설에서 가져다 사용한 것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사) 연해주 망명, 유격대 독립운동사, 레닌혁명 등 원고는, 소설 제5권에서는 연해주 망명, 한인들의 독립운동사, 레닌혁명, 신한촌사건, 자유시 참변, 집단농장, 코민테른과 KGB, 스탈린 학정, 강제이주, 중앙아시아 불모지에서 역경의 삶 등에 관하여 역사적 자료를 소상히 밝히고 있는데, 드라마의 전체적 흐름도 위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는 드라마가 소설에서 밝히고 있는 자료를 가져다가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역사적 사실은 앞서도 본 바와 같이 표현 형식을 그대로 베낀 것이 아닌 한 저작권 보호대상으로 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의 소설과 피고의 드라마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작품의 전개, 구체적인 인물설정, 사건의 표현방식 등이 서로 다른 별개의 작품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만으로 드라마가 소설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나) 구와 절의 동일성 원고는 드라마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집합시킬 것, 인민위원회 중대발표, 카자흐스탄 우즈베크 공화국, 돌연스럽고 어리둥절, 이주 때까지 통행금지, 우왕좌왕, 규정된 수매가-당국의 평가, 이주열차에서는 시체를 싣고 갈 수가 없었다, 시신을 옮겨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부득이 눈밭에 버리고 갈 수밖에, 광활한 설원에서 붉게 타는 낙조, 끝에서 끝이 안 보이는 이주열차, 소금밭’ 등 소설 속에 나오는 무수한 표현을 표절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소설 속의 표현 형식을 드라마가 그대로 가져다 표절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고, 또 동일한 역사적 사건을 묘사하는 데 있어 소설의 일부 표현 형식을 가져다 사용한 경우라 하여도 앞서 본 바와 같이 드라마가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창작성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드라마가 소설의 수요를 대체하였다고 볼 수도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원고의 위 주장 사실만으로 드라마가 소설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원작이 없기 때문에 원고는, 드라마 까레이스키는 원래 이상현 대본으로 제작,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이야기가 변경되면서 드라마의 내용이 이상현의 1차 시높시스, 방송대본과는 크게 달라지고, 드라마가 방영되어 6회분부터는 이상현의 요구로 그의 이름이 자막에서 빠지는 등 원작이 없는 것과 같으므로, 드라마가 원고의 소설을 해체하여 모자이크식으로 표절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나, 드라마가 소설을 표절하였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방영된 드라마 자체와 소설의 내용을 비교하여 실질적 유사성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드라마에 원작이 없다거나 도중에 원래의 대본작가의 이름이 자막에서 빠졌다는 등으로 바로 드라마가 소설을 표절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만으로 드라마가 소설을 표절한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8. 7. 22. 판결, 96나39570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1. 제품사진의 창작성과 관련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 피고회사로부터 피고회사가 제조, 판매하는 햄(ham)제품에 대한 광고용 카탈로그의 제작을 의뢰받고, 1992. 11. 25.경 원고와 사이에, 카탈로그의 제작을 위한 햄제품 등의 사진촬영을 의뢰하여 그로부터 촬영된 사진원판(네가티브필름)을 제작, 공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때 촬영하기로 한 사진은 피고회사가 제작, 판매하는 햄제품 자체를 촬영하는 사진(이하 ‘제품사진’이라 한다)과, 이러한 햄제품을 다른 장식물이나 과일, 술병 등과 조화롭게 배치하여 촬영함으로써 제품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진(이하 ‘이미지사진’이라 한다)으로 대별되는 사실, 그 중 제품사진은 피고회사의 햄제품만을 종류별로 피고보조참가인이 미리 준비한, 쵸핑이라는 햄제품과 대비될 물질이 깔려 있는 우드락이라는 흰 상자 속에 넣고 촬영하는 것으로서, 처음에는 14종류의 제품사진을 촬영하였으나, 그 중 일부 제품사진이 햄제품과 흰 상자 사이의 공간 등이 너무 넓어 제품이 부각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어 그 후 다시 10종류의 제품사진을 더 촬영하였으며, 이때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으로 하여금 촬영이 잘된 사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제품종류별로 3 내지 4컷을 촬영하여 그 원판 모두를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공급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제품사진은 비록 광고사진작가인 원고의 기술에 의하여 촬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은 그 피사체인 햄제품 자체만을 충실하게 표현하여 광고라는 실용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고, 다만 이때 그와 같은 목적에 부응하기 위하여 그 분야의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원고의 사진기술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며(바로 그와 같은 광고사진의 기술을 이용하기 위하여 광고대행업을 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촬영료를 지급하고 광고사진작가인 원고를 이용하여 그와 같은 촬영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할 만한 원고의 어떤 창작적 노력 내지 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고, 나아가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으로 하여금 촬영이 잘된 사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종류별로 3 내지 4컷을 촬영하였다는 것인데, 이 점은 바로 위와 같은 제품사진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얼마나 그 피사체를 충실하게 표현하였나 하는 사진기술적인 문제이고, 그 표현하는 방법이나 표현에 있어서의 창작성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할 것이니, 비록 거기에 원고의 창작이 전혀 게재되어 있지 않다고는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그와 같은 창작의 정도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할 만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하여, 위 제품사진이 저작권법에 의한 사진저작물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다른 점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이러한 원고의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법 제93조 제3항이 아닌 같은 조 제2항을 그 근거규정으로 삼은 것은 부적절하나, 피고회사가 위 이미지사진을 사용하기 위하여 그 사용에 대한 원고의 승낙을 다시 받으면서 지급하여야 함에도 지급하지 아니한 금액, 즉 촬영료 상당의 금원이 원고의 손해라고 판단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 상 고 인 주식회사 매일법률일보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12. 12. 선고 2000나4211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원심의 판단
피고 주식회사 토피안 서울 중구 충무로3가 송달장소 서울 용산구 원효로 4가 대표이사 박중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최승수
변론종결 2003. 12. 12. 판결선고 2003. 12. 26.
[주 문] 1. 별지 기재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이 원고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피고, 피상고인 1. 조방헌(예명:태진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대성 2. 주식회사 대영에이.앤.브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대표이사 유재학 3. 박제성 서울 강남구 신사동 4. 안치행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3. 16. 선고 2002나61547 판결 판결선고 2004. 7. 8.
[주 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하게 한다.
원심은 그의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원심 판시 이유 기재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속칭 “영자송”이라는 구전가요와 그의 아류로 여겨지는 다른 구전가요(아래에서는 편의상 “구전 여자야”라고 한다)를 기초로 작성한 가요 “여자야”(아래에서는 ‘이 사건 가요’라고 한다)는 두 구전가요의 리듬, 가락, 화성에 사소한 변형을 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두 구전가요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적절히 배치하고 여기에 디스코 풍의 경쾌한 템포(♩=130)를 적용함과 아울러 전주 및 간주 부분을 새로 추가함으로써 사회통념상 그 기초로 한 구전가요들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저작물로서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피고 조방헌이 피고 박제성(그 음반의 표지에는 “박재성”이라고 인쇄되어 있다)의 편곡을 거쳐 작성한 가요 “사랑은 아무나 하나”(아래에서는 ‘대상 가요’라고 한다)는 구전가요에서 따온 부분을 제외하면 그 전주 부분 5마디가 이 사건 가요의 전주 및 간주 부분과 유사하기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이 사건 가요와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중의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니,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여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증거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다는 등의 위법사유가 없다.
또한, 2차적 저작물인 이 사건 가요와 대상 가요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기초가 된 그 구전가요에서 따온 부분을 제외하고 여기에 새롭게 부가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대비하여야 할 것인 바, 이 사건 가요는 “구전 여자야”에서 따온 전반부와 속칭 “영자송”에서 따온 중반부 및 “구전 여자야”에서 따온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음에 반하여 대상 가요는 속칭 “영자송”에서 따온 전반부와 “구전 여자야”에서 따온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어 그 편집이 반드시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는데다가, 대상 가요의 전주 부분과 유사한 이 사건 가요의 전주 및 간주 부분 5마디도 구전가요에서 따온 리듬, 가락, 화성에 다소의 변형을 가한 것에 불과한 부분이어서 대상 가요가 이 사건 가요와 유사한 디스코 풍의 템포(♩=134)를 적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가요와 대상 가요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하기는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대상 가요가 이 사건 가요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여 거기에 판결의 이유를 밝히지 아니하였다거나 그의 이유를 모순되게 밝혔다거나 저작권 침해에 있어서의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등의 위법사유가 없다.
원심은 대상 가요가 인기를 끌게 된 후 속칭 “영자송” 등의 구전가요를 모태로 한 가요들이 다수 나타났으며, 이찬이 이 사건 가요 작성 전인 1984.경 두 구전가요를 기초로 이 사건 가요와 흡사한 가요를 만들어 발표하기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 판시하였지만 그것은 원저작권자가 밝혀지지 아니한 채 오랜 세월 동안 다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구전가요에 대하여 누구나 그 표현형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강조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여, 가령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에 증거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전가요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정당한 이상, 그러한 잘못이 이 사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서와 그의 보충서 중의 각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용우 주심 대법관 조무제 대법관 박재윤
[판례번호] 서울고등법원 제5민사부 2004. 3. 16. 판결, 2002나61547 손해배상(지) [당 사 자] 원고, 항 소 인 1. 이익현 서울 마포구 창전동 2. 장춘식 천안시 원성동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남형두, 김대희
피고, 피항소인 1. 조방헌(예명:태진아) 서울 용산구 이촌동 2. 주식회사 대영에이.앤.브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대표이사 유재학 3. 박제성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피고 1. 내지 3.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대성 4. 안치행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제1심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2. 9. 27. 선고 2001가합26816 판결 변론종결 2004. 2. 24. 판결선고 2004. 3. 16.
[주 문] 1.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 이익현에게 100,000,000원, 원고 장춘식에게 2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판결 확정 후 처음 발행되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의 광고란에 가로 8cm, 세로 9cm 크기로, 위쪽에는 해명서라는 제목으로 50급 고딕체 활자로 가로로 게재하고, 그 밖의 여백에는 별지 제1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의 해명서를 12급 명조체의 본문 활자로 1회 게재하라.
1. 인정되는 사실관계
(2) 피고 조방헌은 ‘태진아’라는 예명으로 가수 겸 음반제작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인데, 1999년 말경 라디오 방송의 디스크자키로 일을 하면서 이 사건 가요를 접하게 되어 친숙한 가락에 흥미를 느끼던 차에, 이 사건 가요가 구전가요를 토대로 한 것임을 알고는 구전가요라면 누구나 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이 사건 가요의 출처로 알려진 구전가요들을 채보, 소집한 다음, 그 기본 가락과 화성에다가, 일부 증감 및 변형을 거치고 새로 가사를 붙인 뒤, 피고 박제성의 편곡을 거치는 방법으로, 2000. 4.경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노래(그 악보는 별지 제3목록 기재와 같고, 이하 ‘대상 가요’라고만 한다)를 제작한 다음, 피고 주식회사 대영에이.앤.브이를 통해 대상 가요가 실린 음반 ?2000 TAE JIN A?를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당시에는 위 음반에 ‘작사:이건우·태진아, 작곡:미상, 편곡 박제성’으로 표시하였으나, 피고 안치행으로부터 대상 가요 가운데 피고 조방헌이 변형을 가한 가락 부분이 자신의 가요 “연안부두” 중 일부와 일치한다는 이의제기를 받게 되자, 2000. 4. 21. 저작권협회에 작곡가를 피고 안치행으로 하여 음악저작물 신고를 하였으나, 다시 대상 가요에 관하여 저작자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계속하여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현재 저작권협회는 대상 가요의 작곡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서 ‘작자 미상’으로 표기하여 대상 가요를 관리하고 있다.
(2) 이 사건 가요는 그 전체가 121소절(1소절은 1마디를 말하고, 음표의 지시에 의하여 반복될 경우 1마디를 2소절로 계산한다, 이하 같다)로 이루어져 있고 총 연주시간은 3분 39초가 소요되며, 세분하면 ① 별지 제2목록 기재 악보의 가사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전주 부분 19소절과 ② 가사 부분 중 위 악보 1면의 6째줄 첫째 마디(편의상 마디 표시를 ‘1-6-1 마디’로 한다, 이하 같다)부터 2-5-2 마디까지(“에라 몹쓸 여자야”부터 “그 남자를 사랑해주오”까지)의 전반부 30소절, ③ 위 악보 2-5-3 마디부터 3-1-2 마디까지(“여자야”부터 “처량하구나”까지)의 중반부 32소절, ④ 위 악보 3-1-3 마디부터 3-4-4 마디의 중간까지(“나를 버리고”부터 “그 남자를 사랑해주오”까지) 후반부 28.5소절, ⑤ 그리고 위 악보 3-4-4 마디의 중간 이후부터 3-7-1 마디까지의 간주 부분 11.5소절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 중 위 ②, ③, ④의 가사 부분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 중반부(③ 부분)는 위 “영자송”의 전체와 그 전·후반부(②, ④ 부분)는 각각 “구전 여자야”의 전체 및 그 후렴 부분과 그 리듬, 가락, 화성의 대부분이 일치하고, 다만 음표와 곡조에서 일부 수정, 증감한 흔적이 발견될 뿐이나, 다른 한편 노래의 주요부인 가사 부분의 전·후반부에 “구전 여자야”에서 따온 부분이 배치되고 그 가운데에 위 “영자송”에서 따온 부분이 들어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노래를 이루면서, 디스코의 빠른 템포(♩=130)가 적용됨과 아울러, 구전가요에 없던 전주 및 간주 부분이 새로 추가됨으로 말미암아, 전체적으로는 경쾌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등 청중들에게 위 구전가요들과는 색다른 청감을 제공하고 있다.
(2) 한편, 위 “영자송”과 “구전 여자야”가 일반인들 사이에 애창곡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원고들이 이 사건 가요를 만들기 전부터 일부 작곡가들이나 가수들 사이에서 이들을 자신 나름대로 편곡하여 정식 음반에 취입하거나 한국전통대중가요 메들리 음반 가운데 이를 끼워 부르는 일이 적지 않았고, 나아가 피고 조방헌이 대상 가요로 200,000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고 2000년도 가수상을 수상하는 등 크게 인기를 끌게 된 후로는, 다수의 작곡가들이 이들 구전가요를 모태로 한 가요들에 관하여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함에 따라, 저작권협회에는 소외 이찬의 “잘난 여자”, 김병걸의 “영자의 노래”, 김정호의 “영자야”, 남석현의 “영자야” 등 같은 유형의 가요들에 대한 음악저작물 신고가 다수 있었고, 이들은 모두 공통된 소재를 이용한 까닭에 대부분 위 구전가요들과는 물론, 상호간에도 비슷한 리듬, 가락, 화성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특히 그 중 가수 겸 작곡가 이찬은 원고들이 이 사건 가요를 발표하기 전인 1984년경 군대에서 배웠던 위 “영자송”과 “구전 여자야”를 바탕으로 이 사건 가요와 흡사하게 두 노래를 같은 방법으로 결합한 유사한 구성의 노래를 만들어 “몹쓸 여자야”라는 곡목으로 당시의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음악저작물 사전심의(심의번호:8405-1127)를 받고, ‘진성아’라는 가수의 인기곡 메들리 음반에 이를 실어 발표하였다가, 그 후 보존기간 경과로 관련 서류들이 폐기되었음을 알고는, 다시 2000. 5. 10. 곡명을 “잘난 여자”로 바꿔서 저작권협회에 음악저작물 신고를 마치고, 자신이 가수로서 직접 부른 노래 음반에다가 위 노래의 ‘오리지널 가수’라고 명시하기도 하였다.
(2) 2차적 저작권에 대한 침해행위의 유무 다음, 피고들이 대상 가요를 통하여 원고들의 2차적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피고 조방헌이 직업상 음반으로 발매된 이 사건 가요를 접한 뒤 대상 가요를 만들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이 사건 가요와 대상 가요의 리듬, 가락, 화성 사이에 전체적 혹은 부분적으로 유사한 점이 발견되기는 하나, 다른 한편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에 해당하고 저작자의 독창성이 나타난 개인적인 부분에 한하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표현에 해당하고 독창적인 부분, 즉 ‘보호받는 표현’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하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가요의 토대가 되는 위 “영자송” 및 “구전 여자야”와 같이 원저작권자가 밝혀지지 아니한 채 악보도 없이 오랜 세월 동안 다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구전가요는, 이미 그에 내재된 저작물성이 소멸되고 대중의 공유(public domain)에 속하게 되어 특정인에게 독점됨이 없이 누구나 그 표현형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가요에서 이와 같은 이유로 ‘보호받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는 이들 구전가요 부분(이 사건 가요 중 가사 부분의 기본적인 리듬, 가락, 화성이 이에 해당한다)을 제외하고 나면, 대상 가요와 이 사건 가요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다만, 이 사건 가요의 전주 부분은 위 구전가요들에 없는 부분으로서 원고들의 개성이 표현되어진 부분이고, 그 중 별지 제2목록 악보의 1-3-2 마디부터 1-4-2 마디까지의 전주 부분 5소절이 대상 가요 가운데 별지 제3목록 악보의 1-2-1 마디부터 1-3-1 마디까지 전주 및 간주 부분 5마디와 유사함은 앞서 본 바이나, 전주는 악곡의 첫머리에 놓여 도입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서 그 속성상 악곡의 주요부나 주된 가락을 연상시키는 내용이 될 수밖에 없어 그 표현방법이 극히 한정되는데다가, 유사성이 인정되는 부분도 5마디에 그쳐 전체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부분 가락의 유사함만으로 이 사건 가요와 대상 가요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결국 대상 가요로 말미암아 원고들의 이 사건 가요에 관한 2차적 저작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 1. 고원정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 주식회사 해냄출판사 서울 마포구 서교동 대표이사 송영석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김병길 변론종결 2004. 12. 17. 판결선고 2005. 3. 18.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피고들은, (1) 피고 주식회사 해냄출판사 발행, 피고 고원정이 제작하여 배포한 서적 “불타는 빙벽”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국서점에 배포된 위 서적을 회수하며, (2) 연대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우선 저작물의 제목, 즉 제호(titles)가 당해 저작물과는 별개의 독자적인 저작물 또는 그 중요한 일부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라 함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에 속하는 것으로서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하는바, 어문저작물인 서적 중 제호 자체는 저작물의 표지에 불과하고 독립된 사상, 감정의 창작적 표현이라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273 판결, 대법원 1977. 7. 12. 선고 77다90 판결, 서울고등법원 1991. 9. 5. 선고 91라79 판결 참조), 이 사건 제호 역시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다 할 것이다. 또한 설사 현대 사회에서 제호가 갖는 사회적·경제적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제호의 저작물성을 일률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제호 중 창작적 사상 또는 감정을 충분히 표현한 것을 선별하여 독립된 저작물로 보호하는 입장에 선다고 하더라도, 완성된 문장의 형태가 아닌 불과 두 개의 단어로만 구성되어 있는 이 사건 제호가 독자적으로 특정의 사상이나 감정 혹은 기타의 정보를 충분히 표현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제호가 저작물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1차 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하여
(나) 그러므로 피고들의 이 사건 제호 사용 행위가 상품주체혼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① 이 사건 제호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고, ② 피고들의 사용제호가 이 사건 제호와 동일·유사하며, ③ 그로 인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하여야 한다.
우선 위 요건들 중 ①의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가 의미하는 이른바 ‘주지성’요건에 대하여 살피건데, 이는 국내 전역에 걸쳐 모든 사람에게 주지되어 있음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의 일정한 지역범위 안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도로써 족하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1다76861 판결, 1997. 4. 24.자 96마675 결정 등 참조), 피고들이 이 사건 서적을 출판한 시점인 2003. 8.경 및 이 사건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으로 이 사건 제호의 주지성 여부를 그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느냐를 일용의 기준으로 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보건대, 갑1호증의 1~3, 갑10호증, 을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들이 이 사건 제호를 사용하기 약 26년 전에 출판된 이 사건 저작물의 제호가 위 기준시점에 당해 거래자 또는 수요자 사이에 널리 알려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제호의 주지성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갑1호증의 1~3, 갑2호증의 1, 2, 을3 내지 5호증, 을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고원정이 1995. 1.경 원고에게 전화를 하여 경향신문에 그가 1989. 창작한 ‘빙벽’이라는 소설의 후속소설을 연재할 것이고 이에 이 사건 제호를 사용하려고 한다고 하자 원고가 이에 반대하였고 결국 위 피고는 다른 제호(‘타오르는 빙벽’)를 사용한 사실, 그러나 피고들은 2003. 8. 8.경 위 신문연재 소설을 기초로 이 사건 서적을 출판하면서는 별도로 원고의 허락을 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제호를 그대로 그 제호로 사용한 사실, 피고 고원정은 원고가 1967.경 출판한 ‘한국인’이라는 소설의 제호를 그대로 사용하여 2000.경 피고회사를 통하여 같은 제호의 서적을 출판하였던 사실, 피고 고원정이 1994. 4.경 출판한 소설 제호인 ‘바다로 가는 먼 길’을 이충호가 1999.경 자기 소설의 제호로 사용하였고, 장석남이 2000. 출판한 ‘물의 정거장’이라는 산문집 제호를 전경린이 2003. 같은 제호로 소설을 출판한 사실을 인정할 있고 반증이 없다.
일반적으로 지적창작물과 관련하여 저작권법 등 지적재산권 관련법 등이 권리의 발생원인, 내용, 성질, 범위, 소멸원인 등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그 보호내용에 관하여 명확한 규정을 설정해 두지 않은 채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게 되면 국민의 행동의 자유를 과도히 제약할 위험성이 생겨 타당하지 않다는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역으로 법률의 제한이 없는 한 국민은 사적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어서 저작권법 등이 정하는 배타적 권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태양으로 행동하는 것을 위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특히 배타적 권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지적창작물의 사용은 저작권법이 최종목표로 하는 문화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부정경쟁방지법의 최종목표인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에 반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제호가 저작물로 볼 수 없고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도 받을 수 없는 상태이어서 이미 독점적 보호의 범위를 벗어난 점, 같은 제호를 사용하여 어문저작물을 출판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적지 않은 점 등을 위와 같은 지적재산권 관련법의 목적에 비추어 고려한다면 피고들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제호를 이 사건 서적에 상용한 행위에 인격권 침해 등 민법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정도의 위법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신청취지
1. 피신청인은 별지(1) 캐릭터 등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인 별지(2) 캐릭터 및 그 캐릭터가 포함된 게임, 포털사이트, 캐릭터북 등을 제작, 배포, 판매하여서는 아니된다. 2. 피신청인은 그 소속 교직원 또는 학생들에게 전항 기재의 일체의 저작권침해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3. 피신청인은 별지(1), (2) 캐릭터 및 별지(3) 상표를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신청서’, ‘OSMU모델활성화를 위한 게임개발의 실제’, 캐릭터 북 기타 피신청인의 선전물 등에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4. 피신청인이 작성하여 동서대학교에 보관중인 별지(2) 캐릭터의 원판 및 그 캐릭터가 포함된 게임의 원판, 캐릭터북 등에 대한 피신청인의 점유를 풀고 신청인이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보관을 명한다. 5. 집행관은 그 보관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고, 피신청인이 저작권,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적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2. 투자비 지급 을방이 제작비의 5%를 2003년 2월말에 병방에게 지급한다. USD$ 162,500 을방이 제작비의 10%를 2003년 8월말에 병방에게 지급한다. USD$ 325,000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이 사건 제1계약의 내용에 따라 이 사건 원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신청인 및 두 중국 회사가 공동으로 보유하는 것인데 피신청인은 공동권리자인 여명공사와의 별도의 계약에 의하여 여명공사가 중국 내에서 판매할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하는 것이므로 그의 행위는 정당한 권원에 기한 것이고, 그에 따라 피신청인이 제작한 2차적 저작물은 중국내에서만 판매될 것이므로 신청인의 상표와 혼동을 일으키거나 그 표지의 식별력 및 명성을 손상시킬 위험이 없으며, 피신청인은 비영리학교법인이므로 신청인이 염려하는 바와 같이 국내에서 상업적 활동을 할 수도 없고 할 의사도 없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그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다툰다.
다음으로 이 사건 제1계약 제9조 제1항 첫머리에 작품의 소유권은 신청인 및 두 중국법인에게 공동으로 귀속된다고 명시되어 있어 이 사건 원저작물은 공동저작물에 해당되므로(저작권법 제2조 제13호) 피신청인이 이를 이용한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하기 위하여는 신청인을 포함한 저작재산권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함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저작권법 제21조, 제45조 제1항), 한편 이 사건 제1계약 제9조 제1항에는 중국내 모든 판권은 중국법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제1계약서 제2조 2.(5)항, 제3조의 규정 내용 및 심문의 전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 중국내 모든 판권”의 대상은 원저작물 뿐만 아니라 2차적 저작물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중국내 모든 판권의 귀속에 관한 위 합의는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의 행사방법으로서의 합의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신청인이 중국법인과의 계약으로 중국내에서 판매할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하는 것은 그에 관한 신청인의 직접적인 동의가 없더라도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사정이 그와 같다면 피신청인은 그가 제작한 이 사건 2차적 저작물을 홍보할 독자적인 필요성 내지는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신청인이 여러 국제행사 등을 통하여 이 사건 2차적 저작물을 홍보한 것을 두고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상표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여명공사와의 이 사건 제2계약에 의하여 이 사건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은 여명공사의 투자금 미지급을 이유로 이 사건 제1계약 제16조에 기하여 그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으므로 여명공사는 무권리자가 되었고, 따라서 피신청인도 이 사건 제2차적 저작물을 작성ㆍ이용할 권리는 소멸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청인 및 두 중국법인이 2004. 4. 12. 이 사건 제1계약에 대한 보충계약을 체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계약서에는 ‘2004. 10월까지 13~26편까지 제작을 완료하는 요구에 따라 병(신청인)이 작업스케줄 초안을 제출해야 합니다. 삼방이 스케줄 및 컬리티 요구에 대해서 토론하여 작업주기와 메인 제작비용을 확정하겠습니다. 스케줄을 제출할 마지막 시간제한은 2004. 4. 30.입니다(제5조). 원계약서가 본 보충계약서와 충돌이 있을 경우 본 보충계약서로 기준을 합니다(제6조)’라고 규정되어 있는바, 그렇다면 설령 피신청인이 이 사건 제1계약에서 정해진 대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이 피신청인의 보충계약상의 대금지급의무 위반사실을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제1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명공사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한 후 신청인이 2004. 11. 5. 국제행사에서 보여준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계약해지에 관한 신청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할 것이다.
또한 사정이 그와 같다면 피신청인은 그가 제작한 이 사건 2차적 저작물을 홍보할 독자적인 필요성 내지는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신청인이 여러 국제행사 등을 통하여 이 사건 2차적 저작물을 홍보한 것을 두고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상표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여명공사와의 이 사건 제2계약에 의하여 이 사건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은 여명공사의 투자금 미지급을 이유로 이 사건 제1계약 제16조에 기하여 그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으므로 여명공사는 무권리자가 되었고, 따라서 피신청인도 이 사건 제2차적 저작물을 작성ㆍ이용할 권리는 소멸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청인 및 두 중국법인이 2004. 4. 12. 이 사건 제1계약에 대한 보충계약을 체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계약서에는 ‘2004. 10월까지 13~26편까지 제작을 완료하는 요구에 따라 병(신청인)이 작업스케줄 초안을 제출해야 합니다. 삼방이 스케줄 및 컬리티 요구에 대해서 토론하여 작업주기와 메인 제작비용을 확정하겠습니다. 스케줄을 제출할 마지막 시간제한은 2004. 4. 30.입니다(제5조). 원계약서가 본 보충계약서와 충돌이 있을 경우 본 보충계약서로 기준을 합니다(제6조)’라고 규정되어 있는바, 그렇다면 설령 피신청인이 이 사건 제1계약에서 정해진 대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이 피신청인의 보충계약상의 대금지급의무 위반사실을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제1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명공사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한 후 신청인이 2004. 11. 5. 국제행사에서 보여준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계약해지에 관한 신청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핀다.
저작권법 제7조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것은 이 법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일정한 창작물을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제5호에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를 열거하고 있는바, 이는 원래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것은 외부로 표현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일 뿐 그 표현의 내용이 된 사상이나 사실 자체가 아니고, 시사보도는 여러 가지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간결하고 정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창작적인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표현 수준에 이르지 않고 단순히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정도에 그친 것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편철된 연합뉴스사의 기사 및 사진 사본에 의하면, 주식회사 (신문명 생략)의 편집국장이던 피고인이 일간신문인 (신문명 생략)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복제한 공소사실 기재 각 연합뉴스사의 기사 및 사진 중에는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수준을 넘어선 것도 일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상당수의 기사 및 사진은 정치계나 경제계의 동향, 연예·스포츠 소식을 비롯하여 각종 사건이나 사고, 수사나 재판 상황, 판결 내용, 기상 정보 등 여러 가지 사실이나 정보들을 언론매체의 정형적이고 간결한 문체와 표현 형식을 통하여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임을 알 수 있어, 설사 피고인이 이러한 기사 및 사진을 그대로 복제하여 (신문명 생략)에 게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저작재산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저작권법 위반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공소사실 기재 각 연합뉴스사의 기사 및 사진의 내용을 개별적으로 살펴서 그 중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정도를 넘어선 것만을 가려내어 그에 대한 복제 행위에 대하여만 복제권 침해행위의 죄책을 인정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 없이 공소사실 기재 각 연합뉴스사의 기사 및 사진 복제 행위에 대하여 모두 복제권 침해행위의 죄책을 인정한 것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의 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김지형 주 심 대법관 고현철 대법관 양승태 대법관 전수안